100년의 시간 끝에
피어난 하나의 정신.
〈신사라정신〉은 알베르키위의 대표 연작 〈최초의 정신〉에서 출발합니다. 얼굴을 이루는 반복적인 선 위에 신사라 식물의 모습을 머리카락처럼 담았습니다.
〈최초의 정신〉은 눈을 감고 떠올려 본 나의 얼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거울 속 얼굴처럼 그 모습이 뚜렷하게 잡히다가도, 이내 몇 개의 단순한 선만 남긴 채 흐트러지는 자각의 경험을 표현했습니다.
그것은 태어나 처음으로 ‘나’라는 존재를 온전히 자각해보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렇게 남은 얼굴은 각자의 생김새와 개성대로, 단순하지만 고유한 리듬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모습 하나하나 역시
45억 년의 시간 끝에 피어난
하나의 꽃입니다.”
신사라가 꽃을 피우기까지 걸리는 100년은 한 사람의 인생을 조망할 만큼 아득한 시간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모습 하나하나 역시 45억 년에 이르는 지구의 시간 끝에 피어난 하나의 꽃이라고 상상해본다면, 그 시간은 서로 닮아 있습니다.
한 사람이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소중히 여기고 잃지 않으려는 마음, 한 식물이 오랜 시간 자신의 모습을 간직한 채 마침내 꽃을 피우는 일. 〈신사라정신〉은 그 두 존재가 맞닿는 순간을 담은 작품입니다.